Intro.
난 내향감정형이기 때문에, 외향사고를 잘 쓰는 사람에게 좀 끌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외향사고형들이 무섭긴 해도 가끔 동경도 하고 그렇다.
자신의 계획이나 뜻을 외부로 실현시키는 능력이 좀 부럽달까. 내가 못해서 그런 것도 있고.
그렇다고 늘 동경하는 건 아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다시피 나는 외향사고형을 좀 많이 무서워한다.
그 특유의 공격적인 어투가 플러스되면 더더욱.
내가 경험한 외향사고형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고자하는 경향이 강해서, 내가 제일 불만을 많이 나타내는 유형이기도 했다.
1. [ESTJ]
내 상사는 ESTJ로 추정중이다. 그 이유는
- 추진력 강함 (eT)
- 자신의 의견을 잘 말함. 그리고 관철시키려고 함.(eT)
- 자신을 표현할 때 감정 생각 잘 안함. (자신의 감정이든, 다른 사람의 감정이든, iF열등)
- 문제를 해결하려고 함. 하지만 넓게 보는 시야가 부족해서 늘 다른 문제들을 야기시킴.(iS)
뭐 이 정도이긴 하다. 처음에는 좋게 봐줬지만, 내가 익숙해져서 그런지 자꾸 외향사고를 써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해서 좀 짜증났음. 그래서 좀 개겼다. 그랬더니 본인도 참다참다 못해 열받았는지 나한테 꼰대짓하고, 협박했음.
본질을 중요시하는 나는 '지가 짜증난다고 나한테 저렇게 감정 막 퍼부으면 내가 들을 줄 아나' 라는 마인드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다. 그리고 썩 건강하지 않은 ESTJ라서 그런지, 합리화도 개쩔었음. (그게 합리화라는걸 알아서 멘탈 타격도 별로 안갔다)
3. [ENTJ]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은 아니고, 스트리머로 유명한 '승우아빠' 를 예로 들려고 한다. 그 분이 자신의 MBTI가 ENTJ라고 했는데, 내 상사와 보이는 행동들이 비슷한 구석이 꽤 있었음. (물론 보이는 것을 바탕으로만 이야기할 예정)
- 추진력 강함 (생각한 일은 꼭 해야만 직성이 풀림) (eT)
- 부하직원 잘 볶음 (eT)
- 직설적인 말투 (eT)
- 자기자신을 합리화시킴 (eT)
- 남들 감정에 공감하기 어려움(eT, iF열등)
- 새로운거 도전하고 싶어함 (eT+iN)
- 스스로 멘탈이 약하다는걸 잘 알고 있음 (iF열등)
그래도 가치관 면에서는 나랑 좀 비슷한 면모가 좀 있긴 한데, 인지기능이 N이라서 그런지 뭔가 본질적인 것을 생각한다는 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는 점, 칠판 컨텐츠 보면 N형 특유의 TMI가 묻어나오는 듯.
[외향사고의 내향감정]
내가 판단하기엔, 승우아빠님은 내 상사보다는 조금 더 건강한 외향사고형에 속하는 것 같다. 의외로 자신을 잘 알고 있다.
(영상에서 남들 감정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체크하면서 본인 스스로 '싸이코패스입니다' 라고 하는게 너무 웃김)
사실, 외향 사고형이 자신의 주특기를 잘 쓰면서, 균형을 잡으며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말이다.
요새 들어서 이런게 눈에 들어오니 외향사고형들의 약점에 대해서 불현듯 떠올랐다. 내가 외향사고가 열등기능이라 알 수 있는거기도 하지만, 상사하고 트러블이 생기면서 이 사람의 약점을 알게 되었는데, 그게 '내향감정 열등' 이라는거였다.
이게 건강하지 않는 사람일 수록 이런 면모가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자신의 내향감정을 잘 보완하는 외향사고형일 수록 성숙된 모습이 많이 보였다.
내가 승우아빠님을 모델로 잡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외향사고형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특유의 말투를 가지고 있는데, 자신에게 있는 내향감정을 인식하면 할 수록 이런 말투로 사람들에게 상처줄 확률이 좀 줄어든다.
기본 말투는 그대로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감정을 배려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비유를 하자면 츤데레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별로 건강하지 못한) 외향사고형이 자신의 열등기능, '내향 감정'이 발현되면?
1. 일은 죽어라 해도 남들의 존경을 받지 못한다.
- 감정의 메타인지가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은 A라는 의도를 가지고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상대방은 B라고 알아듣는 경우 대다수. 그러면 본인은 "내가 A라고 이야기했는데 왜 B라고 알아들어!!" 이런다.
그런데 제 3자가 보면 'A를 저런식으로 표현하니 B라고 알아듣지'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일은 일대로 하지만 욕은 욕대로 먹음. 그러니까 오래살겠네 ㅅㅂ
2. 그러다가 마음이 지치면 어느날 갑자기 "아씨 왜 내 의도를 알아주지 않냐고!! 빽!!!" 이런다.
- 공격적인 말투를 구사해서 멘탈갑인거 같지만, 의외로 유리멘탈이다. 특히 감정적인 갈굼에는 쥐약. 빽하고 터졌을 때는 논리적인 모습 1도 없음. 마냥 떼쓰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으로 변한다.
좀 더 있겠지만, 내가 관찰한 모습은 이정도이니, 이 정도만 서술하겠다.
내 상사가 나한테 화를 냈었는데 본인이 잘못한건 들으려고 하지 않고 내 태도에 화났다는 감정만 다다다다 뱉었다. 예전의 나 같으면 멘탈 나갔겠지만, 이 사람하고 몇 년동안 일해보니 이 사람의 감정의 프로세스가 훤히 다 보여서 멘탈도 나가지 않았고, 오히려 경청하는 척 하며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신공을 펼쳤다. (물론 나도 이 사람의 감정을 들으러 간 것이었지만, 상대방 배려 못하는 이기적인 태도에 얼척이 없어서 그냥 적당히 대해주고 옴)
그리고 내가 잘못한 것 지적하니 합리화 하면서 왜 내 의도를 못 알아듣냐고.. 하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할까요...할많하않
외향사고형(ESTJ, ENTJ)에게, 내향감정형이
외향사고형은 인류가 이 때까지 살아오면서 사회적으로 대우를 제일 많이 받아온 유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뭐, 단적인 예로 MBTI별 연봉이 1,2위를 다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올라가기까지 다른 사람을 얼마나 밟고 올라갔을까, 라는 생각도 한다. (모든 외향사고형이 그렇진 않겠지만)
외향사고형이 진정으로 성숙해지려면 최소한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인지를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멍청하다고, 능력 없다고 합리화 하지 말고 자신이 밟고 올라가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길 바란다.
다른 유형과는 달리, 외향사고형의 내향감정을 긍정적으로 발현하기는 의식적으로 매우 힘들것이다. 왜?
(간단하게 생각하면) 일할 때는 외향사고의 기능을 쓰지, 내향감정의 기능을 쓰진 않기 때문이다.
노년을 외롭게 보내기 싫다면 '다른사람의 감정도 너의 감정만큼 소중하다' 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P.S. 어쩌다보니 ESTJ에게 갈굼받는 INFP의 하소연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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