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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내가 사랑한 것들

#4. 학창시절 내 인생에서 어려움을 꼽으라고 한다면, 난 주저하지 않고 청소년기를 꼽을 것이다.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는 꽤 쿨한 편이고, 내가 선택한 모든 것이 옳은 결정은 아니었다고 해도, 거기에 대해서 미련도 없고, 그 때로 돌아간다고 한들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살아낼것이라고 자신하는데, 유독 이 시절만큼은 그 때로 돌아가기도 싫고, 10년이 훌쩍 지난 일인데도 그 때의 아픔들이 내 안에 남아있다. (물론, 이것들이 내 인생에 강한 영향력을 주진 않지만, 살다보면 아픔의 흔적들이 느껴질 때도 있어서 씁쓸할 때가 있다) 난, 중학교 3개월 왕따, 고등학교 3년을 은따로 지냈다. 물론 중학교 3개월은 그냥 헤프닝으로 끝났고, 그 때의 기억들은 나에게 흉터를 남겨주지 않았다. 뭐, 어리기도 했고 짧은 기간이기도 했고. .. 더보기
#3. 시 학창시절, 나에게 시라고 하면 언어영역 1등급을 끝내 받지 못한 1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등학생 때 유난히 공부를 하지 않았었는데(그 이유는 다른 주제로 이야기 할 예정이다), 그 중에서 그나마 점수가 제일 잘 나온게 언어영역이었다. 어렸을 때 책을 좋아했고, 궁금한 텍스트는 꼭 한번 읽고 지나가야 직성이 풀리는 이상한(?) 성격 탓에, 책도 빨리 읽는 편이었고, 이해도도 평균치보다 높았다. 다만, 점수를 올리기 전에는 문제 푸는 요령이 없었는데, 무식하게 문제를 많이 푸는 경험으로 요령을 터득했고, 언어영역이 두 등급이나 상승했다(사실, 비문학 쪽이 약했었는데, 요령을 터득하고 나니 오히려 문학 쪽보다 점수가 더 많이 나오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어느 정도로 요령이 생겼냐면, 긴 .. 더보기
#2. 힘 사춘기를 지나면서 내 정체성을 찾아가던 시기에 나는 늘 '힘'을 원했었다. 내가 여린 마음을 가졌다는 걸 슬슬 깨달아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가 처한 상황들이 내게 유난히 견디기 힘든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중고등학교 시절을 외로움으로 보냈었다.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었다는 외로움은 나에겐 쥐약이었다. 단순히 힘든 것이 아니라 '홀로 견뎌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괴롭고 힘들었었다. 그래서 힘듦을 이겨내기 위해 흔들리지 않기 위해, 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부던히 노력했었다. 사실 지금도 그 흐름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관계가 소중하고 사람들의 마음이 소중한 나에게 업무 중심이고 일 중심적인 한국 문화는 여전히 나에게 힘든 환경이다. 그래서 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강함을, 난 또 원했다... 더보기
#1. 바다 내 고향은, 걸어서 10분만 걸으면 해수욕장이 있는 곳이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소풍을 내리 그 해수욕장으로 가서 지겨운 감도 있지만, 나에겐 소중한 공간이다. 천성이 게을러서 산 타는건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바닷가는 그냥 걸어서 갈 수 있기도 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바닷가에 도착하면 일단 바다의 소금냄새, 해초 특유의 향을 맡을 수 있다. 물론 모래사장에 가지 않고 바닷가 근처를 한바퀴 휙 도는 것도 좋지만, 요즘은 책에서 배운 그라운딩(Grounding)을 하고 있는데 맨발로 모래사장을 걷고, 파도에 발도 한번 적셔준다. 물이 밀려들었다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은근 간지럽고 매력적이다. 그렇게 30분, 1시간 걷고 나면 종아리가 뻐근해지고 힘이 실리는 느낌이 든다. 그라운딩을 하고 싶어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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