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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일상이야기

210824 : 참고인 조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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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었다. 의레 보이스피싱 / 상품안내전화라고 생각해서 안받았더니 경찰서에서 전화를 받으라고 문자가 왔다. 이것도 보이스피싱이려거니, 해서 응하지 않았는데 우편으로 출석요구서가 도착.

진짜 당황스러웠는데 출석요구서를 꼼꼼히 뜯어보고, 단서를 찾고 조합했다. 

 

단서

1) 관할서 : '해운대 경찰서' 

2) 법률위반 : 식품등의표시.광고에관한법률

 

이래서 대충 유추할 수 있는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나는 해운대(센텀시티)에 있는 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2) 그 회사가 구매대행업체였는데, 나는 그곳에서 홈페이지관리 / 상세페이지를 만들었다. 

= 예전 회사에서 (나를 포함한) 작업한 상세페이지가(식품표시 등) 문제가 되어서, 내가 참고인이 되었다. 

 

그리고 월요일날 전화를 받았더니, 그 수사관이었다. 역시나 그 회사에서 문제가 있었고, 나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근데 이것들이 다짜고짜 '목요일'날 시간이 되냐고 나에게 물어보길래, 어이가 없었다. 나는 서면으로 통보된 토요일날 오후 2시에 시간이 안된다고 그 전에 연락을 미리 했었고, 화요일에 시간이 된다고 이야기했었기 때문이다. (이것들 인수인계 재대로 안하나...) 하여튼 이놈들 너무 불친절해서 딥빡. 뭐 어떤 일인지 제대로 된 설명이야 둘째쳐도 그걸 모른다고하니 전전전전사장이름 대면서 그 분께 물어보면 되지 않냐고.... (여기서 진짜 속에서 열불났음. 경장인거 보니 나보다 조금 나이 많거나 비슷한 정도일텐데 저렇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 강압적인 태도 이런거 다 이해하겠는데 말이지,  2016년도에 나간 그 회사 사장한테 사건 경위 물어보는건 좀 실례 아닌가 싶다. 진짜.. 뚝빼기를 깨고 싶다는 욕구가 스멀스멀 일어났다. 안그래도 본인 휴가갔을 때 대신 받았던 여자수사관도 엄청 불친절해서 짜증났는데 말이지.

[출처] https://lucyweb.net/bbs/board.php?bo_table=default&wr_id=393&sst=wr_hit&sod=desc&sop=and&page=9

어쨌거나 걱정이 돼서 이것저것 조사를 했더랬다. 그런데 참고인 조사 후기는 생각보다 없었고, 대신 유튜브에 변호사들이 올려놓은걸 보고 참고 했다. 일단 침착하게 잘 대응하라고 했고, 말에서 모순되는걸 먼저 집어내기 때문에, 최대한 솔직하고 정직하게 이야기하는게 좋다고 했다. 피의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부를 수도 있다고 했고, 그럴때면 진술을 거부하고 변호사와 같이 오겠다 해도 된다고. 뭐 나도 딱히 준비할 것도 없고 그래서 그냥 맘편하게 준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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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부산까지 가려고하니 기차편을 검색했는데, 5시 반에 도착하기엔 너무 일찍 출발하는 것과 너무 늦게 출발하는게 있어서... 버스를 타려고 하니 버스도... 코로나 때문에 노선이 많이 없어진 상태라..갑자기 부랴부랴 준비해서 뛰쳐나가다시피 나갔다. 2시 20분에 출발해서 해운대 경찰서에 도착하니 거의 4시 50분이 넘어갔다. 남은 시간동안 꿀리지 않으려고 화장했는데... 화장실칸에서 화장한다고 애먹음.... 눈화장 너무 대충해서 망했어.......

 

쨌든 5시 반 대충 맞춰서 갔는데, 수사관 앞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니 옆에 여자수사관이 있었다(싸가지 없게 대응한 그 수사관..). 무튼 사장과 나 다음에 근무했던 사람이 문제되는 상세페이지를 내가 만들었다고 지목을 당한 상황이어서 좀 어이가 없지만... 뭐 나 다음에 일한 사람은 뭐가 뭔지 잘 몰랐을거고 그 사장도 내가 일 안하는 것만 관심 있었지 내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인걸 알고 있어서. 일단 침착하게 조사에 임했다. 나에게 진술거부권이 있다고 고지를 하길래, "그럼 제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는건가요?" 라고 물어봤었는데, 그냥 알고 있는거 진술하면 된다고 이야기는 함. 나중에 조사받으면서 수사관이 "이런 일이 처음이에요?" 물어보는데... 이런 일을 사업가, 정치인 아니고서야 몇 번 당하겠냐.. 나도 엄청 빡세게 조사했다고. 

 

문제된 상세페이지는 내가 작업한게 아니었다. 시기가 이미 6년이 지난 상황이었지만 디자이너라면 자신이 작업한 이미지의 스타일은 아는 법이다. 나는 그것을 어필했고, 최대한 정직하게 임했다. 다만, 그게 내가 만든 이미지가 아닌건 증명해줄 수 없어서 좀 아쉽.... 조사받는 내내 사장 욕했다. 수사관도 모른다고 하니까 어떻게 할 수는 없었는지 압박 질문 한두가지 하고는 말았다. 그리고 참고인 진술서를 확인하라고 하고 마무리. (이걸 잘 확인해야한다고 해서 두번 봤다) 

 

다행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바로 앞에 기차가 있어서 타고 갔다. 피곤하기도 했는데, 거의 피의자 수준으로 조사를 받아서 그런지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겨우 사갔던 달달한 커피만 한잔 마시고 집으로 왔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피곤해서 쓰기 싫은데, (나중에 만화로 그러야해서) 기록으로 남겨두려고 적는다. 예전에 맘에 안드는 남자 소개팅 했을 때 어색한 분위기 맞춰준다고 애쓰고 다음달에 몸져눕다시피 한 그런 피로도다.. 무튼 잘 이야기 하고 온 것 같다.. 이거 쓰고 아마 쓰러져 잘 듯... 그리고 다음날도 헤롱헤롱 거렸다고 한다

 

 

요약 

  1. 참고인 조사지만,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으니 안심하고 가선 안된다. 자신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진술거부권도 있기 때문에 어떤 일로 가는 건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참고인 조사일은 조율할 수 있다. 수사관이 반 강압적으로 정하는 것에 따를 필요 없다(이러는 수사관이 꽤 있다). 어차피 내가 출석해야 하는 거니까. 
  3. 최대한 내가 아는 것을 잘 이야기하자. 괜히 이상하게 이야기해서 의심살 바엔 그게 더 낫다. (이거 한번 위기 있었는데, 그래도 모른다는 이야기로 넘어가긴 했음)

+덧. 참고인 조사인은 관할서에 여비를 청구할 수 있는데, 나는 그냥 귀찮아서 안할려고요..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차비는 만원 이하라서) 하실 분은 잘 알아보고 물어서 청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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