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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일상이야기

210704 : 생각이 꼬리를 물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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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0대 중반이 되면서, 나 자신에 대해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억눌렸던 10대, 날뛰는 망아지 같았던 20대, 고삐는 잡힌 30대를 지내면서 '참, 나지만 나를 모르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요즘 특히 더. 30대를 지금 직장과 함께하고 있다. 그 동안에 나 자신에 대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이쯤이면 나 자신을 알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환경에 부딪히니 다른 모습이 또 보여서, 낯설기도 하다. 

 

2. 

내가 이 직장에 오며 알게 된 내 모습 중 하나가, '예민하다' 라는 것이다. 20대 때만 해도 수더분한 면도 있고, 털털한 부분도 있어서 나 자신을 예민하다 / 덜예민하다로 구분한다면, 덜예민하다라고 여겼는데, 이 직장에 와서 좀 많이 달라진 부분이기도 하다. 20대의 나는 웬만해서는 화도 잘 안내고, 있는 그대로 봐주는 성격이었는데, 세상에는 나같은 사람이 많이 없다는 것도 많이 알았고. 

특히, 내 바운더리와 관계에 예민하다는걸 알았는데 지금 직장이 관계를 중요시 여기는 곳이다보니, 내 예민한 부분이 강점도 되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에게 치이고 살 때는 내 안에 있는 에너지가 훅훅 깎여서 집에서는 녹초가 되어버린다.

 

3.  

심지어, 관계를 맺은지 오래되니 그 사람의 감정이 나에게 1인칭처럼 다가올 때도 있어서, 그것도 솔직히 버겁기도 하다. 예민한 만큼 타인의 감정이 나에게 잘 물들기도 하고. 그래서 조금 지친다. 그래서 지금 직장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든거기도 하다(물론, 첫번째는 내 상사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어서다).

늘 타인의 감정을 자각하고 사는건 아닌데, 가끔 타인의 감정이 1인칭 처럼 다가올 때는 정말 힘들다. 감정이 잘 물들어서 가끔 내 감정인지 타인의 감정인지 헷갈릴 때도 있기도 하고 말이다. 내 감정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물든 감정이어서 허무하기도 하다. 

정말 내 감정은 뭘까. 표현하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그 중에는 내 감정이 아닌 것도 있다고 생각하니 혼란스럽다.

 

4.

불합리, 부조리를 특히 많이 느끼고, 그 부조리한 프로세스를 거의 다 파악했던 작년. 그래서 더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름 몇 년 관계를 하고 지낸 사람들이다보니 개개인의 프로세스를 다 느끼고 있어서 더 피곤한 것도 있었다. 내가 정말 이런 곳에서 일하는게 맞을까. 건강도 많이 나빠졌고.

 

5. 

쓸데없이 생각이 많아졌다. 가끔 여기에 있는게 바보같다는 생각을 한다. 사표는 냈으나, 언제 수리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난 어떻게 행동해야할까. 뭐 그냥 나가도 할 말은 없지만. 그렇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는 않고.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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