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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일상이야기

210322 : 새 둥지를 찾기 위한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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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2:
이 글은 22일에 작성된 거지만, 올라오기는 4월 초쯤 올라올거다. (내가 아마 그 쯤 보고를 할 것 같은데) 이 감정을 잘 풀어내기 위해 일단 22일날 작성하는 것으로. 

 

2017년 12월 중순. 입사. 

사실 돈이 궁했다. 어떻게든 살아가야 했기에 물불 가릴 처지 아니었음. 그래서 힘든 일이라도 일자리가 있으니 달려들었다. 

 

2018년. 

사람들과 친해지며, 정말 행복했다. 일은 힘들었어도 실수 투성이었어도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지내는게 너무 좋았다. 가끔 일이 빡세서 욕 나올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일하는게 어디야, 하며 지냈다.  이 때까지 관계가 다 안좋아서 그만둔 케이스여서. 

그리고, 내가 생각한 것 치고는 또 일도 할만하기도 했고. (덕분에 스킬이 빡세게 늘긴 했다) 연말에 바빠서 멘탈 좀 터졌던 기억.

 

2019년.

행사의 해. 어디서 그렇게 행사가 날아오는지(지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오는지 너무 정확하게 알지만), 모든 행사 디자인은 나의 손을 거쳐야했기에 내 손은 쉴새없이 움직였다. 다만 연말의 여파가 있어서 연 초에는 포스터 만드는 방법도 까먹었다는 이상한 사태(...) 그리고 상사한테 팩트로 멘탈을 털리기도 했던 때라(그 때의 감정적인 상처는 없지만). 일이 빡세서 제대로 힘들었던 해. 그래도 포폴이라고 내밀 수 있는 것은 많이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1년 동안 일해봐서 어느정도 일이 익숙해졌던 시기기도 했고.

이 때, 제대로 나의 포텐셜이 터졌던 때이기도 했다. 익숙한 환경에서, 안정된 관계에서 일을 하는게 내 최적의 작업환경인데 그게 2년차가 되니 안정기로 접어들어서 일도 나름 제대로 쳐낼 수 있기도 했음. (물론 하반기 쯤에)

 

2020년.

그렇습니다. 연 초에 코로나19 터져서(...) 멘탈이 바사삭 털리고 돌아오지 않는다. 허허. 그래도 2019년 포텐셜이 그대로 이어져서, 그렇게 급한 시기인데도 일 타다닥 쳐내고 센스도 폭발했던 때. 하지만, 문제가 생겼으니- 관계.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관계가 내 마음에 영향을 끼쳤지. 특히 업무적으로 상사를 신뢰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사건도 있었고. (사실 이 때부터 퇴사해야하나, 란 생각이 들긴 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엔 좀 더 좋은 방법이 있고, 그렇게 할 수도 있는데. 왜 굳이 저렇게 하는지, 그걸 쳐내야 하는 실무자의 입장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굳이 거기에 적응하고 싶지도 않고 말이다. 

 

그리고, 이건 굉장히 최근에 알았는데. 무의식적으로 내가 내 감정을 억압하고 있던거였다. 직장 특징 상 보는 눈도 많고 자유로울 수는 없는 곳이라 내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게 좀 컸다. 표현 해도 한번 두번 걸러서 표현하고.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슬퍼도 울지 못하게 되고 화만 가득 차게 된 내 마음. 마음이 병들고 있다는걸 내가 느끼는 순간, 감정이 폭발해버려서 주워담을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니, 그만둬야겠다고 다짐하게 되기도 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깊고 복잡해서 아무에게나 보여주기 싫었는데, 그 곳이라고 다를까.

오히려 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빽빽한 상황에서.

아니, 이해한다고 해도 표현 자체에 제약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남들 앞에서는 웃고 떠들면서도 정말 내 찐감정은 꽁꽁 숨긴 채 그 곳에서 지내야 했단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 

 

그래, 더 이상은 이 곳에서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라고 결론을 내렸다. 

고민한 것에 비해선 굉장히 빨리 나온 결론이긴 한데.

어쩌면 고민을 그렇게 했으니 쉽게 결론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22일에는 몇몇 사람들만 알고 있다. 다섯 사람.  아마 3월 말까지는 내가 믿을 만한 사람에게는 다 털어놓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 글이 공개 글로 올라갈 적에는 아마 보고가 다 되어 있을거고, 모두가 알겠지. 

 

사실, 지금도 어떻게 포장할지 고민이긴 하다.

이 때까지 퇴사한 사람들 처럼 뚜렷한 이유(=불가항력적인 이유)가 있는게 아니라 잘 포장을 해야....

몸이 안 좋아져서 그만둔다고 해야할지, 솔직하게 마음이 아파서 그만둔다고 해야할지.

물론 내 마음 속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기는 힘들겠지만. 

 

내 쏘메랑 카톡하면서 내 찐감정을 다 이야기하니, 속이 조금 후련하다.

마음이 조금 풀리는 느낌은 든다. 역시, 이게 찐 감정이었나보다. 

 

많이 힘들었구나.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버티느라. 수고했어. 

아픈 마음 부여잡고 일하느라 만신창이가 되어가면서도 남들 챙기느라 고생했어. 

괜찮아, 앞길은 걱정하지마. 

이제 내 감정도 확실해졌고, 내가 나아갈 길도 확실해졌으니. 이제 그 길을 향해서 가면 돼.

 

하지만, 이 때까지완 다른 힘든 길이 될거 같기도 하다. 

내 능력을 이만큼 끌어올려놨으니, 그 능력을 사용해서 또 살아내야하니까.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시련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지. 

 

겁이 좀 나긴 하지만. 그래도, 나아갈 길을 향해서 조금씩 준비하자. 고마워. 

 


210407 : 

퇴사를 통보했다. 

퇴사를 통보해도, 바로 나갈 수는 없는 곳이기에 미리 말했다. 

당장은 나갈 수 없지만, 마음만은 뭔가 후련한 느낌이었다.

 

어떻게 해야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 내가 이 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는건 변함없는 사실이기에

내 마음을 일단 믿기로 했다. 

 

쉬면서 느꼈지만, 내 몸이 내 생각보다 만신창이였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내 마음도 마찬가지겠지. 

그 속에서 여린 내가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발버둥쳤겠지.

 

타이밍 늦어지지 않게 잘 말해서 다행이다. 


210409 : 

간사님들께 퇴사선언을 했다고 했다. 

간사님들이 이것저것 나한테 물어봤다.

협상의 여지는 있는지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일단 간사님들께는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나와 같이 일을 했던 동료기도 했고, 간사님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니까. 

(그 사람이) 신뢰를 잃어버리고, 의심하기 시작했을 때 부터 관계는 이미 끝이라고. 

(그 이상을 잘해줘도 그 갈라진 틈을 메우기는 힘들거다)

 

이 이야기를 언제 해야하나 고민했는데, 

마침 타이밍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했다. 

(아니면 간사님들 놀랄 뻔)

 

210508

이제 공식적으로 구인공고가 올라간다. 

퇴사를 한 다음 내 삶은 어떻게 될까.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삶의 물결이 나를 있어야 할 곳으로 흐르도록. 

그렇게 바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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