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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인프피의 성장일기

[INFP] 인프피의 감정폭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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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휴먼인프피 인스타계정 [@humaninfp]

최근, 강력한 감정이 내 안을 마구 헤집어놓았다. 

 

인프피들은 하나의 성 같다. 그 들판에서는 누구든 머물 수 있지만, 그 성 안에는 들어가기 힘들다. 단계가 있는 인프제와는 달리, 인프피의 성벽은 마치 이진법 같기도 하다. '마음을 열거나, 열지 않거나.' 생각보다는 단순한 편. 그냥 지인으로서는 무난하게 지낼 수도 있는 사람들이지만, 이 사람들의 마음 문을 여는건 정말 힘들다. 

겉으로만 보면 순둥해보일 수도 있는 인프피. 하지만 그 속에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온갖 상처가 많다. 그래서 친절하지만 사람들을 적당하게 대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그런 사람으로 받은 상처가 자신의 감정을 건드리고, 그 감정들이 자신을 다 헤집어놓으면 가만히 있어도 그 감정 때문에 노가다 뛰고 온 것 처럼 몸이 고되기도 하다. 마치 나루토의 구미와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이전에는 이 감정 에너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었다. 이번처럼 감정이 나를 헤집을 일이 잘 없기도 했고, 그만큼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기도 했고. 나를 이해하는데 에너지를 쓰는 대신에 방어기제에 에너지를 다 투자했다고 해야할까. 무튼 최근까지도 그랬다. 

 

어쩌면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걸 내가 직면해버리면 아파버릴걸 알고, 일상생활을 못할 것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 감정을 회피하고, 억압했겠지. 지금 이 글을 쓰는데도 눈에 눈물이 맺힐 정도다. 경험이 쌓이며 이 감정이 나에게 얼마나 크게 다가오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감정을 직면하기엔 너무나 나약한 나 자신이 보였기에. 

 

그래서 그렇게 감정을 억압해버리니 마음이 병들어 있었다. 분명히 내 마음이 아픈 일이고 내가 억울한 일인데, 신기할 정도로 눈물이 나지 않았다. 난 그게 내가 무뎌져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내가 무뎌져서 그런게 아니라 내가 그 감정을 직면할 자신이 없어서 생긴 나의 방어기제가 작동한 탓이었다. 

 

그 감정을 깊이 느끼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얼마나 받아들여줄까. 내 안에 이런 시한폭탄이 있고, 결국 이 폭탄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상대방도 내가 가진 폭탄에 상처받을텐데. 결국은 그 상대방도 아파서 나를 떠나겠지. 단지 외롭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연애를 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내 마음을 받아줄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마 없겠지.'

 

이런 모순된 생각을 하면서 에너지가 푹푹 줄어들고 방전되고, 다시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든 감정을 잠시 유보하고 현생을 살아가고, 그러다가 또 저 생각을 하고 방전되고를 반복하니 내 신체는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사실 이만큼 버틴게 내 몸이 튼튼하다는 증거, 같기도 하다.

 

자의식이 강해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정확히 알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꺼내놓기가 더 망설여진다.

이런 고민을 도대체 언제까지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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