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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일상이야기

201229 : 깊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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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되면, 사람에게 실망하는 것도 익숙해지고, 무뎌진다. 하지만 그게 결코 좋은 감정은 아니다. 때로는 애써 무뎌지려고 해도 어렵고 힘든 일이다. 사람을 끝까지 믿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엔 이렇게 되는걸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내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상사 밑에서, 내가 어떻게 내 재능을 다 발휘하면서 일할 수 있을까. 그저 말만 이리 전달하고 저리 전달해주면 끝인 상사. 그 과정에서 왜 내가 상처받아야하는지 모르겠다. 뭐, 그 사람을 믿은 것도 있겠지. 그리고 그 사람은 나한테 그랬으면 안됐던거고. 

 

몇달 전, 그 사람에 대한 불만을 적어서 노션에 정리해놨다.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1-2년 전 부터 그 사람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분명히 이야기 할 수 없었던 것은, 최대한 그 사람에 대해서 이해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과 행동의 괴리감을 인지한 이후로는 그 사람의 말을 믿지 않는다. 이미, 그 사람과 나의 신뢰는 끝났다. 

 

인사 안한다고 나한테 지적질 한 것도, 본인이 말을 전달하면서 곱게 전달하면 되는거고 아님 굳이 전달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그 사람은 자신의 위신을 더 소중하게 여겼다. 그래서 "내 사람이 그런 말 듣는거 싫다" 라고 말했고. 

'나를 인격적으로 지켜준 적이 없는데, 누가 너의 사람이라는건데.'

나에게 겉으로 미안하다는 말과, 변명을 하면서 "나는 열려 있으니 이런 말은 언제든지 해라" 라고 했다. 기도 차지 않았다. 그 사람의 모순을 발견하는 순간 난 그 사람에 대해 모든 신뢰를 버렸다. 그 사람은 이미 나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고(안중에도 없는게 나쁜건 아니지만, 나를 생각하는 '척'하는게 잘못된거다), 내가 오해를 풀려고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해도, 이 사람 귀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을거다. 이번에도 느꼈다. 난 나 나름대로 좋게 이야기 하려고 간거였었는데, 이 사람은 그냥 커다란 벽하고 말하는 느낌이었다. 

 

뭐 당장에 일을 그만둘 수는 없지만, 이 사람과 오랫동안 일을 할 수는 없다. 이런 판단이 든 이후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이 사람은 그 공동체에 있으니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을 안다. 나도 그 사람에게 더이상 바라는 것이 없으니 내 마음도 천천히 내려놓아야겠다. 사람은 함부로 바꾸는거 아니랬으니까.

 

P.S. 마음이 복잡해진다... 어떤 판단을 내려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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